실리콘 밸리 은행 파산에 따른 경제 영향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하였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미국에서도 16번째로 큰 규모 있는 은행이 파산하면서 향후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살펴보자
실리콘 밸리 은행은?
실리콘밸리 은행은 美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은행으로 지난 3월 10일 파산 선고를 하고 문을 닫았다. 1983년 설립된 이 은행은 실리콘 밸리 최대 은행이며 주로 벤처 기업들의 주거래 은행으로 운영되어 왔다. 22년 말 기준 미국 내 16번째 큰 은행인 실리콘밸리 은행은 최근 급격한 이자율 상승으로 국채를 헐값에 매각하며 18억 달러의 손해를 입었고 이에 따른 주가하락 및 뱅크런 러시로 인해 급기야 3월 10일에는 주식거래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이루어졌다.
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은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었다. 앞서 말했듯이 실리콘에서 벤처기업들을 상대로 운영을 해왔는데 벤처기업들은 거의 대부분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아 투자금을 예치하는 경향이 있고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서 사업을 운영하지는 않는다. 은행의 주요 이익이 예대마진에서 나오는데 대출상품 판매가 저조하였기 때문에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실리콘 밸리 은행은 국채투자를 하기 시작했지만 최근 금리 급등에 따른 국채가격 하락으로 고배를 마시게 된 것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시중 금리가 높기 때문에 굳이 국채(안정적인 수익이나 현재 시중금리보다 낮은 금리)에 투자할 필요가 없어져 국채가격이 하락한 영향을 고스란히 받은 것이다.
이에 대한 단기 반응
미국시간 10일 다우지수는 -1.07%, 나스닥은 -1.76% 하락했다. 미국 16번째 은행이 파산했다는 것은 이에 따른 주변 여파가 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또한 실리콘 밸리 은행을 주거래 은행으로 하고 있는 벤처기업(스타트업)들의 피해도 클 것으로 전망 된다. 벤처기업들의 줄도산이 이어지면 이곳에 투자했던 투자자들 및 빅테크들의 기업환경도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나스닥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해석된다.
2008년 금융위기의 수준까지는 아니겠지만 당분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왜냐하면 이러한 40년 업력의 거대 은행이 순식간에 손도 못써보고 파산하였기 때문에 시장 유동성 위축이 심화될 것이라는 것이다. 8일부터 시작된 유동성 위기설에 고객들의 뱅크런이 시작되었고 은행은 이에 대응하여 매도 가능한 증권을 모두 손실 보면서 매각했다. 9일에는 거의 모든 스타트업들이 예금인출 요구를 했으나 인출이 되지 않으면서 주가가 60% 폭락하게 된다. 그렇게 단 이틀 만에 뱅크런이 끝이 나고 10일 파산선고가 내려진다.
향후 전망
현재 예금보험으로 인출가능한 금액은 전체 예금의 7% 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렇게 될 경우 스타트업 줄도산이 일어나고 전체 금융권으로 유동성 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 현재 긴축재정 기조에서 갑자기 유동성을 공급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기에 더욱 심각한 사태라고 할 수 있다. 당장 시장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일부에서는 실리콘 밸리에 한정해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금융시스템을 마비시킬 정도의 파급력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금융권 붕괴사태까지는 가지 않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주시해야할 큰 이벤트이기도 하다.
이번 사태는 미 연준의 무리한 긴축운영이 불러일으켰다는 책임론도 가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준에서는 계속해서 경제는 튼튼하고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버틸 수 있는 기초체력이 있다고 단언해 왔지만 결과는 16번째로 큰 은행의 파산이다. 금융시스템은 한 가지 지표로 표현하기 어렵고 그 안에 무수히 많은 생태계가 있기 때문에 강경 일변도로 가게 되면 이러한 부작용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만약 미 연준의 기조가 이번 사태로 인해 바뀌게 된다면 시장에는 또 다른 터닝포인트 시그널로 작용할 수도 있겠다. 과연 21~22일 열리는 FOMC에서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되는 바이다.